[10월 4주차 보드게임] 미지의 행성, 독수리 눈치 싸움, 카멜업 2판, 보난자, 티켓 투 라이드 유럽, 판타지 왕국, 엘더베일의 거처

10월 23일 ~ 10월 29일

아휴.. 출장 기간 중 일정이 빡빡해서 프라이데이 플레이는커녕 한 시간이라도 더 자려고 애썼다. 이번엔 새벽 수영도 못 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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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시대
나오자마자 사 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열어보았는데, 컴포넌트가 자잘하게 많아서 정리에만 오백 시간 걸렸다. 많이들 오거나이저를 사거나 다이소 정리함을 사거나 하던데 나는 대충 지퍼백으로 처리해버림... 귀찮다...

'테라 미스티카'와 '가이아 프로젝트'로부터 나온 게임. 룰이 '테라 미스티카'와 상당히 비슷하면서 밸런스는 더 좋아졌다고 한다. 초보자가 '테라 미스티카'의 세계관을 이해하기에 좋은 게임이라는데

테스트 플레이 중에 일이 생겨 다급히 정리하느라 현재로선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땅따먹기를 잘해야 할 것 같고, 자원 순환 시스템이 특이해서 자원 관리도 신경써야 할 것 같은 인상이다. 나는 호수 지역과 고양이족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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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행성
제1회 테포머(테라포밍 머글) 모임 전 시간이 두 시간 쯤 남은 김에 토요 모임에 플레이 예정인 게임을 연습해보기로 했다. '미지의 행성'은 2020년을 조졌던 게임이라고 들었는데 생긴 게 좀 못생겨서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던 차에....! 모임에서 하기로 했으니 미리 테스트를 해 봐야지. 저 무슨 중국식 식사 테이블도 아니고.. 타일이 들어 있는 원형 우주정거장부터가 영 어설프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뚜껑도 같이 제작해주지.. 게임을 세워 놓을 경우 타일이 다 흩어질 것처럼 생겼다. 
보자마자 느껴지는 테라포밍의 향기... 예상대로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중인 지구의 지구인들은 인류가 살아갈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해 미지의 행성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게임판은 플레이어가 행성 지도와 기업 보드 두 가지를 같이 쓰는 방식이고, 행성 타일을 놓고, 운석과 착륙선을 수거해 기업 보드의 점수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첫 인상과 다르게 게임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룰이 명확하고 단순해서 금방 익힐 수 있었고 세팅이 간편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타일은 가장자리부터 놓을 수 있고 그 뒤로는 앞 타일에 인접하게만 놓으면 되는데, 기술 트랙을 올리면 인접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레벨을 해금할 수 있다. 로버가 돌아다니면서 운석을 수거하는 것도 나름 귀여웠고, 식물 트랙을 높이면 한 개 짜리 식물 타일을 얻어 빈 곳을 메울 수 있다. 빙고를 하듯 가로, 세로로 타일을 전부 채우면 점수가 난다. 물 트랙 점수는 물 타일을 얼음 지역 위에 놓아야만 올릴 수 있다는 점도 특이했다. 테스트 플레이는 1인플로만 했는데 1인 게임도 다인 게임과 플레이가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꽤 재밌게 잘 만든 편이다. 어쨌든 인기 있는 게임은 역시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입하기엔 좀 못생겼고, 상자가 너무 크고, 가격도 꽤 비싼 편이라 구입까지는 가지 않을 듯하다. 우주정거장에 딱 맞는 뚜껑을 만들고, 타일들을 조금 고급화해서 손 본다면 훨씬 좋아지리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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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눈치 싸움
제1회 테포머를 여는 게임은 '독수리 눈치 싸움'이었다. 얼마나 재밌기에 사람들이 '킹수리 갓치 싸움'이라고 부르나 했는데 과연 허언이 아니었다. 눈치 싸움이기는 하지만 5 이상의 수가 보이면 일단 갖고 오고 보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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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업 2판
팝업북 같은 3D 게임판과 피라미드 모형이 일단 흥미를 유발하고, 룰이 어렵지 않으면서 입문자와 숙련자가 모두 자신의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랜덤성이 매력적이다. 여러번 하기엔 게임성이 특출하지는 않아서 무리겠지만, 관심끌기가 목적이라면 일등 게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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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난자
명작이라 거론되는 데엔 확실히 이유가 있다. 파티성, 전략성 어느 하나 빠지지 않으면서 협력게임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하다. 손패의 순서를 변경할 수 없다는 점이 킥이다. 룰마가 처음 룰 설명시 규칙을 정확히 고지하는 게 게임 중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플레이어 중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면 재미가 더욱 배가되며 협잡보다 협력이 모두를 위한 길이다. 게임 종료시 플레이어들끼리의 점수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설계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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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투 라이드 : 유럽 - 15주년 기념판
15주년 기념판이 뭐가 다른가 했더니 게임판과 컴포넌트의 퀄리티가 대단했다. 개인 컴포가 전부 틴케이스에 담겨 있어서 세팅도 쉬웠는데 게임판이 너무 커서 웬만한 사이즈의 테이블로는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쥘 베른의 모험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는 부유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가 프랑스인 하인을 데리고 기차를 이용해 80일간 세계 일주를 한다. 게임 '티켓 투 라이드'는 그로부터 28년 후인 1900년, 새로운 세기를 기념하기 위해 플레이어들끼리 기차 여행 내기를 한다는 설정으로 진행된다. 각자 받은 목적지 카드대로 철도 노선을 연결하면서 점수를 내는 것이 플레이어들의 할 일이다.
'티투라'는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대륙이 배경인데 '티투라' 시리즈 중 하나인 '티투유'는 제목대로 유럽 대륙이 게임판에 깔린다는 점이 다르다. 대륙별로 후속 시리즈도 다양하게 나왔다. 어린이들과 한다면 세계지리 교육용으로도 좋을 것 같아 보였다. 
초반엔 다들 신중하게 목적지 카드대로 노선을 깔고 있었는데, 점점 보드카페 문 닫을 시간이 다가와서 스겜 하느라 조금이라도 더 점수를 따려고 미친듯이 아무데나 노선을 깔아버리는 게 재밌고 웃겼다. ㅋㅋㅋㅋ 물론 플레이는 망함.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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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왕국 + 저주받은 무리 확장
토요 모임에 오시는 분 중 한 분이 조금 늦으신다기에 모임장님이 가벼운 게임 하자고 꺼내신 게임이다. 손패 8장까지 들고 바닥에 12장이 깔리면 게임이 끝나는 것으로 룰을 배웠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게임을 구매하고(ㅋㅋ) 규칙서를 읽어보니 공식 룰은 손패엔 7장까지 들 수 있고, 바닥에 10장이 깔리면 게임이 끝나는 것이나 ‘저주받은 무리’ 확장을 포함할 경우가 일부 겹치는 카드를 미리 게임에서 제외한 뒤 손패 8장까지, 바닥에 12장 깔리면 게임을 종료하는 것으로 변형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었다.
룰도 엄청 간단하고 카드도 별 것 없는데 미친 킹꿀잼...ㅠㅠㅠㅠ 점수 계산이 다소 머리 터질 각이었는데 다행히 누군가 만든 점수 계산 웹페이지가 따로 있었다. 굿. ㅋㅋㅋㅋ 너무 재밌어서 혼자라도 하려고 팬들이 만든 솔플 규칙이라도 없는지 열심히 검색 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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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행성
규칙을 미리 숙지해 왔으므로 자신있게 다인플 시작!

여럿이 게임하는 경우는 행동을 마칠 때마다 선 마커를 돌아가면서 가지며, 원하는 방향으로 우주 정거장을 돌려 놓고 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게임 중 나는 착륙선도 로버가 수거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게임 룰마를 맡은 분께서 착륙선은 착륙선이 놓인 구역에 타일을 놓으면서 수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셔서 의문을 제기했으나 내가 알고 있는 바가 틀렸다고 하셔서 그런가보다 하고 게임을 진행했는데 집에 와서 규칙서를 검색해 보니 내가 생각한 규칙이 맞는 규칙이었다. 운석과 착륙선은 동일한 방식으로 로버에 의해 수거 및 파괴된다.
1인플과 다인플의 플레이 감흥은 거의 비슷한데, 다인플일 경우는 타일 고르는 범위가 좁아지고, 양 옆의 플레이어보다 공동 목표를 높은 점수로 달성하는 것을 신경써야 하므로 인터랙션이 약간 강화되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게임 규칙이 쉬운 편이라 좋은 점수를 낼 줄 알았는데 역시 모임원들 다들 숙련자셔서 초플임에도 굉장히 잘하셨다. 나는 4등...!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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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 라 이안 오툴 디럭스 에디션
내가 진행하기로 한 5인용 게임은 '태양신 라'였다. 집에 모셔두기만 한 게임을 드디어 뜯을 때가 되었나 싶었는데, 마침 모임원 중 한 분이 디럭스 에디션(!)을 가져와 주신다고 했다. 디럭스 에디션은 리테일 에디션과 달리 모든 컴포넌트가 목재로 만들어져 있었고, 승점칩도 메탈칩이었다. 손맛이... 제대로....! 나중에 가격듣고 기함했지만, 수집용으로는 최고의 게임이 아닌가 싶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른....♥
다행히 모임원들이 게임에 대해 많이들 숙지하고 계셨던 터라 내가 설명할 부분은 조금밖에 되지 않았고, 게임 자체가 워낙 명작이라 플레이가 저절로 재미나게 흘러가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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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베일의 거처
'태양신 라'의 룰 설명 준비에 신경쓰느라 정작 가장 긴 플레이가 이루어질 '엘더베일의 거처'는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평소에는 꼭 연습 플레이를 하거나 규칙서라도 잘 읽고 가는데 '엘더베일의 거처'는 가는 길에 생각이 나는 바람에 부랴부랴 유튜브를 통해 간단한 영상만 보고 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나만 처음 플레이하는 게임이고 다른 분들은 이미 해 보신 게임이라 규칙 설명을 나만 듣게 되어 머릿속이 패닉이었다. ㅠㅠ 왜 까먹은 거야..... 룰마를 맡아주신 모임원께서 감사하게도 수시로 내 플레이를 봐주셔서 겨우겨우 게임을 따라갈 수 있었다. 내가 시간을 소요하지 않았다면 제대로 한 판을 온전히 끝냈을 게임인데 결국 다 끝내지 못하고 장소 사정상 중간에 정리를 하게 되어 좀 죄송스러웠다.

괴수로 가득한 땅 엘더베일에서 플레이어는 원소와 자원을 모아 각자의 세력을 정착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 새로운 땅을 개척할 때마다 정령의 힘으로 만들어진 괴수들이 나타나는데 괴수와 혹은 다른 세력과의 전투에서 지게 되면 저승(!)으로 가게 된다. 전투는 주사위를 굴려서 승패를 결정하는데 랜덤하게 판정이 나는 게 재미있었다. 한 개의 주사위로 여섯 개를 이기는 것도 가능한...! 규칙을 늦게 숙지해서 자꾸 플레이를 느리게 만드는데 카드까지 확인하겠답시고 시간을 끌면 안 될 것 같아서 카드는 눈에 보이는 걸로 막 샀고, 전투도 참전할 기회만 오면 그냥 냅다 참전하고, 대충 하다 보니 오히려 점수가 잘 나오는 마법...! 

어쩌다보니 첫 전투에서 이겨 얻게 된 괴수. 자꾸 보니 정든다.

자잘하게 컴포넌트가 많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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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시 페더스

2인 전용 게임이라 사 놓고 돌리지 못하다가 N의 집에서 게임을 하게 되어 가지고 갔다. 카드별 특성은 모른 채로 룰만 숙지해 가서 바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광고 영상을 볼 때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전략을 세우자니 사실상 기억력 싸움이라 N도 나도 둘 다 카드를 기억을 못함. ㅋㅋㅋㅋㅋㅋ 새가 예뻐서 일단 산 게임이긴 한데, 과연 여러 번 더 돌리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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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컬처 에센셜 에디션 + 투스카니 확장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사계절 내내 일꾼을 부리고, 포도를 가꾸고, 와인을 숙성시켜서 도매상에다 납품까지 해야 하는 바쁜 와이너리의 주인이 된다. 일꾼 놓는 과정이 상당히 빡빡해서 납품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멀지만 키 큰 원로 일꾼을 잘 써먹으면 선점된 자리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손패 7장 제한으로 카드를 가질 수 있으므로 방문객과 시설도 잘 운용해야 한다. 시설을 지어 양조장의 기반을 다지는 것부터, 포도를 심고, 수확하고, 방문객을 받아 농장을 체험시켜주고 베네핏을 얻기도 하는 등 실제 와이너리가 신경써야 하는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역시 농장의 일이란.. 쉴 새가 없는 법이지. 조금 단조롭기는 하지만 테마와 시스템이 잘 어우러지는 좋은 초중급 전략게임이었다. '투스카니' 확장을 끼우지 않았다면 정말 심심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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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노바

지구와 동물을 위해 동물원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지만, '아크 노바'의 동물원은 최대한의 공생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플레이어는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시설을 확충하고, 동물들의 생태를 연구하거나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해가면서 최고로 이상적인 동물원을 구현해야 한다. 동물들을 데려오려면 동물들이 서식하는 지형과 환경에 대한 안배가 필수다. 점수를 높이는 지점도 여러 곳에 분포해 있으므로 후원자, 협회, 동물, 건설, 카드 뽑기의 다섯 가지 행동을 고루 수행해야 한다.

동물로부터 얻는 매력 점수와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해 얻는 보호 점수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최종 점수를 계산한다는 데에서 '아크 노바'의 지향점을 느낄 수 있다. 게임 자체도 테마파크로서의 동물원보다는 동물학이나 생태학 연구소에 가까운 동물원 테마로 진행이 된다. '테라포밍 마스'처럼 카드를 빌딩해 가면서 혼자 점수 먹기 바쁜 벽게임에 가깝긴 했는데 오히려 그 점이 나에게는 플러스 요소였다. 아트워크가 조금 더 아름다웠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동물 사진들이 몹시 귀여웠고, 긴 플레이 타임에도 지루해지지 않는 좋은 전략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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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 팩토리

비탈 라세르다의 게임 '칸반'을 패밀리 버전으로 압축해서 내놓은 게임이다. 심플한 세팅과 룰이 인상적이었다. 플레이어는 로봇 조립 공장의 노동자가 되어 부품을 생산하거나 청사진을 획득하거나 로봇 조립을 수행할 수 있고, 연설을 통해 로봇의 가치를 높이거나 프로젝트를 수주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관리자 산드라가 노동자들의 업무를 주도면밀하게 살피기도 하므로 눈치껏 산드라를 잘 피해다녀야 한다. 

제한된 액션 안에서 최대한 자원을 뽑아내고 행동 기회를 만들어야 하기에 정확한 계산과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했고, 로봇 조립 타이밍을 잡기 위한 눈치 싸움도 치열했다. 타일과 미플의 품질이 훌륭했고, 간결한 구성에 비해 압박감이 상당한 절묘한 게임이었다.

산드라.. 무서워요....

N과 나의 완성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