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주차 보드게임] 실비온,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2판, 행성 X를 찾아서, 캐노피, 마라카이보, 사이드, 파머스마켓

9월 11일 ~ 9월 17일
 
 
실비온
1인플 게임에 항상 목마른 나... ㅋㅋ '오니림'보다 '실비온'이 더 다채롭고 재미있었다. 숲의 정령이 되어 불길로부터 숲을 보호하는 테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금세 불길이 번져버리는 것이 실제 불의 속성과 일맥상통한다. 일러스트도 꼭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 듯 그려져 있어 더 생생한 몰입을 유도한다. 심플한 게임성과 구성에 비해 감흥이 상당하고, 막상 펼치면 은근 자리를 많이 잡아먹는다.

이거 .. 숲울 정말 지킬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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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2판
1판 박스를 보고는 나는 평생 살 일 없을 것 같은 디자인이라 생각했는데 리뉴얼되어 나온 2판 디자인을 보니 묘하게 가슴이 뛰는 것이... ㅋㅋ 19세기 개척 시대 미서부를 배경으로, 목장 주인이 되어 동부 대도시로 소를 팔러 가는 여정을 담은 게임이다. 좋은 품종의 소를 모으고, 카우보이, 건축가, 기관사의 도움을 받아 무법자와 재난을 피해 가며 뉴욕까지 달려야 한다. 자수성가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아트워크가 무척 예쁘고 테마를 잘 살린 디자인이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미플 귀여워 미쳐버림. ㅋㅋㅋㅋ 초반에 잔룰이 많아 룰 숙지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한 번 숙지하고 나니 에러플 할 여지 없이 꽤 깔끔한 시스템이다. 카우보이, 건축가, 기관사 중 잘 모아지는 한 종류의 일꾼 위주로 테크 트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유리한 듯하다. 인력을 분산시키면 나중에 가서 이도저도 안 된다. 목표 카드로 승점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데 목표 카드의 조건을 누락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행동들을 미리 깔아둬야 한다. 소 점수를 점진적으로 모아서 도시에 매번 토큰 놓는 일이 굉장히 까다롭다. 의외로 재난과 무법자는 그리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 편인데 다른 할 일들이 많아 이런 짜친 방해 따윈 전혀 안중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ㅋㅋㅋ
오토마 샘과의 대결은 꽤 난이도가 높다. 샘은.. 소를 살 때도 .. 건축을 할 때도 거침이 없어.... 플레이타임도 생각보다는 길다. 어려운 듯 쉬운 듯 꽤 리플레이성이 좋은 중급 전략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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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X를 찾아서
디덕션류 게임은 그다지 취향이 아니지만 토요 모임에서 할 예정이라고 해서 버벅거리지 않기 위해 미리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실물로 보니 맵이 참 예뻐서 구매욕이 솟았는데 막상 해보니 역시 산발적으로 놓인 힌트로 행성 X의 위치를 추론하기는 어려웠고, 하면 할수록 나는 바보인가? 하는 의문에 봉착하게 되었다. 퍼즐 푸는 데 도통 끈기가 없는 편인 내가 과연 .. 디덕션 게임에서 재미를 느낄 날이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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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노피
다른 게임들을 대여하면서 가볍게 돌릴 게임을 찾다가 '캐노피'를 골랐다. 자연 테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밌게 한다고 했고, 숲을 구성해나가는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동식물 일러스트를 다 직접 그린 거라고 하는데 .. 너무 사실적이라 조금 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울창한 삼림 속에 있는 듯 그늘진 느낌이 다소 취향에는 벗어나 있었다. 하필 밤에 돌려서 더더욱 그늘져보여... ㅋㅋㅋㅋ 게임하다보니 점차 숲이 무성해졌는데 자연을 회복시키고 있는 듯한 몰입감에 조금 즐거워졌다. 게임 종료 시점에 다다르니 어느새 우거져 있는 숲이 보기 뿌듯했다. 성인이 전략적으로 하기는 다소 심심하고, 어린이들과 교육용으로 하기는 참 좋아보였다. 심플한 구성에 비해 공간을 많이 잡아먹는 게임이다. 

보라, 아름답고 울창한 숲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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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카이보
'그웨트'의 알렉산더 피스터의 게임이라 취향에 맞을 것 같기도 했고, 바다 배경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대여해봤다. 17세기 카리브 해를 탐험하며 자산을 늘리고 영국, 스페인, 프랑스 3국과의 협정을 공고히 다져가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액션 포인트과 인력 카드의 엔진 빌딩이 중요하면서 트랙을 도는 레이싱 요소도 있다.
'그웨트'도 그렇고, '마라카이보'도 룰을 익히고 나면 이렇게나 해야 하는 행동이 명료할 수가 없는데 룰을 익히기 전까지가 왜 이렇게 번잡스럽게 느껴지는지는 모르겠다. 아트워크가 묘하게 옛날 게임스러운 건 마음에 드는데, 아이콘의 가독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라 이 부분은 개선이 좀 필요해 보인다. 이 게임은 보통 메탈 코인하고 같이 팔던데 메탈 코인을 쓰면 손맛이 참 좋을 것 같다. 1인플도 일반 모드, 스토리 모드가 있어서 다양하고 괜찮지만 다인플로 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미루고 미루다 아직 구입하지 않았는데 구입을 무척 고민하고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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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토요 모임에서 하기로 한 게임인데 다소 복잡해보여서 연습 겸 테스트 플레이를 돌려봤다. '사이드'를 요청해두고 보드카페에 갔더니 사장님이 자꾸 혼자 온 게 맞냐고 물으셨다. ㅠㅠ 보드게임 혼자 하러 오는 사람은 잘 없나봐요.... 와 보니 '사이쓰' 버전으로 있었고, 자원 토큰 중 한 종류가 통째로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사이쓰' 버전 규칙서는 번역이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어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아무튼 동영상과 규칙서를 통해 룰 숙지를 하는 데 또 한참 걸렸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황량한 동유럽을 배경으로, 가상의 다섯 국가가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뭉친다는 설정인데 말만 가상이고 실제로 1919년부터 1921년까지 벌어진 소비에트-폴란드 전쟁(소파전쟁)을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 등장하는 다섯 국가의 이름도 실제 나라들 이름과 비슷하게 지은 듯하다. 대체 역사물 + 디젤 펑크 분위기의 전투 게임이라 정말 취향에 맞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게임을 해보니 전투 요소는 다소 적은 편이었다. 소수의 행동 기회로 최대한의 콤보를 만들어 가면서 자원을 확보하고 땅따먹기 하는 인터랙션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겨울 동유럽 배경인 것이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도 생각이 나고, 아무튼 하면 할수록 아트워크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폴라니아의 안나 캐릭터를 맡아 러스비엣 연합의 올가(오토마)와 싸우면서 여성들끼리의 대결로 만들었다. ㅋㅋ 오토마의 난이도가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점도 좋았고, 조우 카드의 특혜가 귀엽기도 재미있기도 했다. 칙칙하고 어두운 게임 색감에 비해 은근히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전투 요소는 은근 블러핑 게임 같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평판 포인트에 자원과 돈을 곱해서 점수를 내는데, 역시 전쟁에는 명분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닌가! 일꾼 활용과 보호에 영향을 받는 평판 포인트가 긴요하게 쓰이는 것이 은근히 테마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두 여성의 맞대결.

이 게임은 조우 카드가 너무 귀엽다.

전투의 결과.

내 코인 어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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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X를 찾아서

토요 모임에서 4인플로 초보자 모드로 1회, 숙련자 모드로 2회를 돌렸다. 게임 소유하신 회원님이 커스텀 컴포넌트도 구비하고 계셨는데 역시 종이 토큰보다 훨씬 손맛이 좋았다. 한줄로 정리된 오거나이저가 깔끔하기도 했다. 

사실 이 때까지도 나는 게임 방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ㅋㅋ 당연한 소리지만 처참한 .. 점수가 ... ㅋㅋㅋㅋ 심지어 숙련자 모드로 해서 더 심각했다. ㅋㅋㅋㅋㅋ 모임장님이 보드게임 자체를 오래 하시기도 했고, 추리나 디덕션 게임을 좋아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행성 X도 금방 찾으셨다. 부모임장인 다른 회원님도 추론 속도가 아주 빠르셨다. 또 .. 나만 못하지... ㅎㅎㅎㅎㅎㅎㅎ 

나중에 가면 뭘 표시한 건지 알 수조차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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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토요 모임은 내 수준에는 좀 빡센 편이라 '사이드' 역시 미리 연습해보지 않았다면 적응이 어려울 뻔했다. 역시 다인플로 돌리니 활기가 느껴졌다. 여러 피규어가 올라간 게임판도 예뻤고, 당연히 인터랙션도 더 활발했다. 이번엔 지난번 내 적대자였던 러스비엣 연합의 올가를 플레잉하게 되었다. 평판 포인트를 쭉쭉 올려야 점수가 잘 나니까 일단 평판 올리는 데에 주력했으나 결국 활동량이 적어서인지 별 트랙을 빨리 찍지 못해서 큰 점수를 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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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마켓

시간이 아주 약간 남아서 추가로 돌렸다. 동네에 장이 열리고, 플레이어는 주어진 조건에 맞게 식자재 타일을 배치해야 한다. 빙고와 비슷해서 엄청 간단해 보였는데 조건을 양쪽으로 맞추기가 꽤 까다로웠다. 잔잔한 파티용으로도 좋아보여서 구비해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